타이타닉을 봤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서 별 감흥은 없었지만 내가 초딩 때 나온 영화를 tv나 모니터 화면이 아닌 극장 스크린으로 본다는 것에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뭣보다 기대한 장면은 마차씬이었다. 어렸을 때 본 그 습기 가득한 마차 속에서 뻗어져 미끄러지는 로즈의 손을 잊을 수 없었다. 무척이나 야하다고 느꼈다. 응응 붕가붕가 장면이 있었지 않았나 싶었는데 단순한 감정씬과 다름 없었다. 내 뇌가 많이 늙은걸까. 여튼 30분 늦게 입장해서 본 영화지만 재미있게 잘 봤다. 요새 감정 퍽발이라 그런지 이것도 보고 울지 않을까? 싶었는데 딱히 울만한 타이밍이 없었다. 그리고 나온 로즈 할머니의 잠자는 장면. 젊었을 때 액자 속 사진들을 한 컷씩 보여주며 타이타닉호 속에 그 시계탑 앞에 서있는 잭과 다가가는 로즈를 바라보는 타이타닉호의 승객들. 둘이 만나서 뜨거운 입맞춤을 하는데 다들 하는 감상 있지않나. 꿈이든 다른 곳에서든 행복했을거라는거. 요새는 그런 뻔한 것에 눈물이 자주 난다. 감정 터닝 포인트가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나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축학개론과 타이타닉... 이번주 안에 봄날은 간다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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